[김순덕 도발] 문대통령은 왜 말 못하나 - 사설컬럼()

 북한 당국에 압력을 가하다. 북핵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11일 신년사에서 문재인(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이 9일 남한을 겨냥해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더욱 발전시키라며 전술 핵무기 개발을 지시한 직후다. 김정은은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조국통일을 앞당기겠다"고 대한민국을 위협했다.

사거리가 짧은 전술핵무기는 한국을 노린다(일본도 쓸 수 있겠지만 북한이 미쳤다고 일본에 전쟁을 걸 수 있을까). 전술핵 개발을 김정은이 공개 지시한 것도 처음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남북대화를 제의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가 아니라 천상의 대통령 같았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든, 남한 공무원을 죽이든 전쟁 불용 상호 안보 공동 번영이 3대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북핵 불용'이 아니라 '전쟁 불용'? 그럼 핵은 용인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이 작년 10월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노동신문 뉴스1


●"북 비핵화 의지" 문답은 피했다

궁금하지만 대통령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기자회견을 계속하자 신년사가 주목받지 못한다는 질문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신년회견 때도 대통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첫 번째 질문이 김정은의 비핵화, 그리고 김정은의 답방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것이지만 대통령은 묻지도 않은 북·미 간 신뢰에 대해 상당한 언급을 했을 뿐 김정은의 비핵화(의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정상 간의 신뢰는 계속되고 있고.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을 늘려가려는 그런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제대로 된 기자회견이라면 "그래서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다시 물었어야 했다(이번 기자회견에선 제발 보충질문을 해 달라). 대통령이 고의로 핵심을 피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없고 비핵화하지도 않을 것을 대통령도 알기 때문에 답변을 피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뉴스 1


●'북핵 불용'에서 '전쟁 불용'으로 바뀐 원칙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북한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무모한 선택을 중단한다면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은 항상 열려 있다고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한 달 뒤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한반도 안보 5대 원칙에도 '북핵 불용'은 당연히 들어 있었다.

북핵 불용이라는 단어는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사라진다.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 전면적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전쟁 위협 해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전쟁 불용이었다. 북한에서 말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핵 폐기가 아님을 대통령이 모를 리 없는 주한미군 철수뿐 아니라 한반도의 핵우산 보장 철회, 일본과 괌에 있는 미국의 핵무기 철수까지 포함된다.

사실 이보다 4개월 전 문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이미 '북핵 불용'은 실종된 상태다. 두 정상이 의견을 같이했다는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4원칙이 △전쟁 불용 △비핵화 견지 △북핵의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어떤 압력(또는 영감)에 의해 북핵 불용 입장을 전쟁 불용으로 바꾸고 남북회담에서도 그렇게 합의했다면 충격적이다.

●국민과 세계 속이고 선거 이겨도 되나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중요한 것은 북-미 간에 우리가 그걸 보장해줬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국민 앞에 밝혔다. 이때 김정은이 아니라 북쪽이라고 밝혔다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정의용은 이 결과를 들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뒤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김정일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입으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정의용은 세계에 밝힌 것이다. 정의용이 속인 것인지, 아니면 그의 상관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 동아일보DB

다음은 거짓 약속에 속은 더러운 사랑의 역사다. 햇볕정책의 상대는 철갑으로 전술핵무기까지 개발하지만 이쪽은 스스로 옷을 벗지 못하고 무장해제로 가는 추세다. 2018년 문 정권은 국민과 미국과 북한을 각각 듣기 좋은 목소리로 속인 결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4월 재보선과 내년 대선 때 비슷한 북한 쇼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문 대통령이 북핵 문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대북 정책을 완전히 바꾼다면 또 모르겠지만.

김 순 덕 대기자 dob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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